오늘이 있음에: "냉이잎 차를 꺼냈다."
오랜만에 스케줄이 없는 날이라 게으른 하루를 보냈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빈둥거렸다.
잠깐 주방 수납장을 정리하고 나선 또 빈둥거렸다.
이른 저녁을 해먹고 잠깐 눈을 부쳤다.
자면서도 많은 생각을 했는지 벌떡 일어나 거실로 나갔다.
지난 꽃차수업 때 냉이차를 만들었는데 잎은 완성하고
뿌리를 그대로 냉장고에 두었는데 시간이 마땅치 않아 미뤄두고 있었다.
일주일 동안 냉장고에 있었던 뿌리는 그 상태에서도 잎을 자라게 하고 있었다.
식물들이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며 배우는 것이 있는데,
그들은 자신들이 처한 자기 자리에서 늘 최선을 다해 피어난다는 것 이다.
묵묵히 자신의 싹을 틔우고, 뿌리를 내리며, 꽃을 피우고 결국 열매를 본다...
그게 어떤 자리이든 그들에겐 상관이 없다.
이렇듯 그들은 자신의 한계를 두지 않고,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자기몫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데,
나 스스로 조건을 내걸어 한계를 만들어 버림으로써
현재(Now)안에 머물지 못했던 것을,
냉장고 속에서 조그맣게 자라난 냉이싹을 보며 반성하게 된다.
차한잔 마실 여유도, 책한권 읽을 여유도, 요가를 할 여유도 없이
'일단 집이 정리되고 나면 그다음에...' 이란 조건으로 전부 미뤄두고 있었다.
사실은, 어떤 상황에서도 충분히할 수 있는 일 들 이었다.
지난 번에 만든 냉이잎 차를 꺼냈다.
뜨거운 물을 붓자 잎들이 마치 살아있는 것 처럼 피어 오른다.
이제 다시, 내가 살고싶은 하루 하루를 살아 보자고 다짐 해본다.
오늘이 있음에 감사한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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