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도란

내게쓰는 편지: "봄이 시작하는 날, 입춘 입니다."

namaste123 2015. 2. 5. 05:05



 

내게쓰는 편지: "봄이 시작하는 날, 입춘 입니다."



글쓴이: 이 영희92 (이십대 중)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는 고요한, 침묵의 상태를 나는 좋아한다. 내가 가만히 침묵을 지키면 

숨이 막힐 듯한 고요함이 흐르는데 그런 환경에서는 생각도 잘 나고 정리도 조금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어제간 영화관에서 손에 탁 잡혀진 종이가 하나 있었는데, 그건 영화 홍보지 였다겉도는 결혼

생활의 어중간한 관계를 이제는 청산하고 쉽지는 않겠으나 이젠 서로 진심으로 현실을 대하자 

뭐 대충 그런 내용의 영화 홍보였는데, 내게는 "책임없이 떠도는 주변인으로에 삶을 접고

각자 자신의 삶에 책임감을 갖고서 '주인공'의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라는 것으로 들렸다


이곳 한국은 오늘이 입춘이라고 한다. 2 4일을 맞아 이땅위에 봄이 시작하고 있다는 뜻이다. 

언뜻 잠결에 어머니가 ‘00에게 당신이 저번에 선물해 주었던 향수를 줄까 해요 라는 이야기와 

아버지의 ‘가만, 오늘이 입춘 아닌가?’ 하는 이야기를 어렴풋 들었다. (그리고 오늘 나는 향수를 받았다^^

입춘과 향수가 서로 맞물려서 이제 봄이다, 봄이야 하는 사실을 내게 알려주는 듯했다. 


또 오늘은 누군가에게 보낼 선물을 마저 마무리 했다. 그분은 미술을 하시니 조금 큰 필통이 

적당하지 않을까 해서 만들었는데 지퍼를 오늘에서야 달게 되었다. 5시간에 걸쳐서 만든 작품인데 

그래도 손이 조금 익숙해져 있을 즈음해 만들었기에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다 만들어 놓고 

보니 감사한 마음과 으쓱하는 기쁜 마음이 몽글거리며 올라온다. 


그분의 inner child를 생각하며 만들었더니, 그분의 특유에 환한 미소가 내마음속에서 훤하게 

느껴진다. 내가 만든 이 필통과 함께 하시면서 올해엔 더욱 기쁘고 감사한 일들을 맞이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입춘을 맞이해서 이렇듯 누군가에게 보낼 선물을 만들고 있는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싶다. 

이제부터는 '두근두근' 봄 맞이 시작이다. 사실 이번 주는 아버지가 일본으로 여행을 가시고 남은 

가족도 함께 어딘가 잠깐 나가볼까 하는 마음이.


평상시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괜찮아라는 마음으로 나 자신을 곧잘 다스리다 가도 정말 

필요한 상황에 부디치게 되며는 초조하고 다급해 하는 옛 버릇이 툭 툭 튀어나와 나자신을 실망하게 

하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나는 24살의 이 아무개라서 다행이다, 라고 생각한다. 지난 24년간 이런

저런 삶에 경험들을 배우며 시험치고 통과해 오며 24년간 익어지고 숙성 되어진 인생경험 24년짜리 

이 아무개가 현재에 (지금 직면하고 있는 상황들) 존재하고 있음을 알기에 이런 사실이 나는, 참 

감사하다.


봄이 시작되면 조금씩 새싹들이 피어날 준비를 하는 것처럼, 나도 이제는 기나긴 겨울잠을 마치고 

깨어나는 준비를 하려 한. "으이차!"... 기지개를 켜고 달콤한 잠에서 깨어나 듬직한 엄마에 얼굴을 

찾아내 방긋이 웃는 아기가 되어 본다. 


가을이 시원하다면, 내게 봄은 당연히 따스함이다.  봄볕, 봄 소풍, 봄 노래, 봄 처녀 따스하고 

연한 초록의 아직은 수줍은 봄에 향기가 내마음을 더욱 몽글 몽글하게 한다. 


다정한 친구들과 함께 봄소풍 가는 마음으로, 새해 봄 맞이를 해보자. 봄 소풍 떠나는 딱 그 마음으로 

인생의 기차를(삶에 여정) 타. 얼어붙은 겨울을 뚫고서 하늘하늘 피워 오르는 아지랑이 처럼, 

내가슴 속에도 봄(생명)의 여신에 숨소리가 몽글 몽글 피워 오르게 하자, 그렇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