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도란

"Homecoming: 내게 준 크리스마스 선물"

namaste123 2014. 12. 26. 06:06




"Homecoming: 내게 준 크리스마스 선물"


글쓴이: 위 철수87 (이십대 후)



어제는 홀푸드에 들린 후 00씨와 점심을 먹기로 했다. 00씨가 집에 지갑을 가지러 가야 되서 나는 그에 아파트 1층

로비에 앉아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동유럽 분들로 보이는 아주머니, 아저씨가 아파트 1층 로비 문을 열려고 하셨다.

그런데 그들은 아파트 입주자들이 아닌지 문을 열지 못하셨다. 그 아주머니는 로비에 앉아있던 나를 보더니 본인의 

상황이나 소개 등은 생략하고 다짜고짜 “Can you open the door?”라고 말하셨다. 그들이 나는 누군지도 모르고 

나 또한 이 곳 아파트 주민도 아닌데 문을 선뜻 열어줄 수는 없는 일이다.


나는 "I don’t live here. I don’t know who you are." 이라고 대답했는데 그 여자분은 잘 알아 듣지 못하셨던 것

같았고 "What? What?" 이라고 하면서 약간 공격적으로 언성을 높이셨다. 그래도 나는 저 문을 열어줄 수 없었다, 

이런 나에 의사(my intention)를 알아차리신 듯 "Oh, Jesus!"라고 말하시며 답답하다는 듯이 더욱 더 언성을 높이셨다.

뒤에 있던 남편인듯한 분은 이러한 불편한 상황에 전혀 개입하지 않고 조용히 누군가에게 전화 통화를 하시는 것 같았다.


그러한 상황을 보니 그 사람들은 아파트 입주자의 지인들 같아 보였다. 그래도 난 그 여자분의 행위가 조금 무례한 것

같아서도 더욱 문을 열어주고 싶지 않았고 이미 여기까지 벌어진 이러한 상황에서 막상 문을 열어주기도 또 애매했다.

아무튼 2~3분 후 그들 지인으로 보이는 젊은 여성이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그들 문을 열어주었다. 내 앞을 지나면서

그 다혈질적으로 보이는 아주머니는 자신의 모국어로 내게대고 뭐라고 뭐라고 하시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Pardon?"

이라 대답을 한 후에 나도 한마디 할려고 하는데 그녀는 나를 보지도 않고 혼자서 큰 소리로 계속해서 뭐라고 하시길래

그냥 참았다. 그렇게 그들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떠났다.


별로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누군가가 나에게 그러한 식으로 대했으면 과거 같았으면 조금 속상한 마음에 그여운이

제법 오래 갔었을 것 같았는데 사실 오늘 그상황에서 나는 제법 담담했었다. 시간이 흐른후에 드는 생각은 혹시, 내가

너무 원칙만 따진 것은 아닌지 생각이 되었다. 약간 무례해 보이는 태도로 나에게 말을 했기 때문에 아직 내안에 잔재하는

쓸데없는 자존심이 혹시 작용한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보기도 했다. 그래도 원칙은 지켜야 한다.


하나 얻은게 있다면, 그러한 불편한 상황이 지난 후에도 담담하게 나는 나에 일상으로 온전히 다시 돌아 올 수 있었다는 

것이다(taking my power back). 별로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그리고, 오후에는 캠핑 전에 샀는데 커서 입지 못하고 있던 후드티를 환불하러 메트로타운 쇼핑몰에 갔었다.

쇼핑몰을 걷다 보니 어디서 누군가 고함을 치는 것 같아 보였다. 사람들이 많이 오고 가는 쇼핑몰 복도 한 복판이었지만

어떤 흑인 여성이 작은 잡화점 부스 주인에게 큰 소리로 고함을 치면서 컴플레인을 하는 것 같았다. 그 남자주인이

뒷모습을 보니 오른 쪽 귀로는 전화를 받으면서 그리고 양손으로는 무언가를 만지면서 이런 상황에 크게 동요하지는

않는 것 같이 보였다. 그 상황이 나는 그냥 신기해 보였다.


정말로 이곳은 시장 한복판 이었다. 이제 나도 한국에 돌아가면 직장을 잡고 사회로 나가게 될 것이고 이러한 다양한

세상살이에 부딪히게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상황들에 부딪히게 된다면 이젠 더이상

이러한 일들에 동요되어 속상한 마음에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불필요히 소모해 버리지 않고 내 꿈을 향해 가던 길을 

떳떳히 가고 싶다는 마음 뿐이다.


오늘 아침엔 거실 룸메이트에게 집 규칙을 조금 잘 지켜달라고 부탁을 했다. 어떤 기본적인 규칙을 잘 지켜주지 않아 

그동안 살면서 조금 불편했었는데 계속 참고 인내해 주다가 오늘은 직접 이 룸메이트에게 다시 부탁을 하게 되었다. 

어차피 이 룸메이트가 이번 달만 지나면 한국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참으려 했지만 남은 일주일 동안 마져도 나와 다른 

룸메이트들도 이제는 모두 우리들의 집(home)에서 편하게 지내고 싶기 때문에서다.


그 동안 계속 참고 참아왔었던 "규칙을 지켜달라"는 내 하고 싶었던 속엣말을 하고 나니까 속이 다 후련했다. 물론 시간이

조금 지난 후에는 혹시 내가 너무 깐깐하고 원칙에만 예민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미안한 감정이 살짝 올라오기도 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기회가 되어서 룸메이트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 겸 롤케익을 골고루 나누어 주었다. 어쨌든, 

오늘은 오랜동안 참아 왔었던 내가 꼭 하고 싶었던 말을 마련었이 Express해서 속이 후련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