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도란

"우선, 나부터 시작하자!"

namaste123 2014. 3. 27. 03:55




"우선, 나부터 시작하자!"


글쓴이: 강 영희88 (이십대 중)



동생이 어제 발레 레슨을 받는 도중 점프를 하다 넘어져서 몸에 멍이들고 갈비뼈가 아직

까지도 아프다고 하소연 하였다. 얼마 전에는 어머니께서 유치원 아이들과 놀이활동을 하다

마룻바닥에서 넘어지셨다. 그리고 오늘은 내가 생리통이 심해서 집에서 하루종일 골골 대었다.


저녁 식사시간에 한자리에 모여 대화하는 데, 마치 기다렸었다는 듯이 서로의 아픔을 호소

하며 각자 아픈 곳을 짚어가면서 혼자앓는 소리로 웅성거렸다.


동생에게 어머니께서 하시는 말씀이, 어머니 자신이 넘어졌을 때는 아무 소리 없으시더니 

저기 약 있는 거나 가져와 제대로 바르라고 한 마디 하시고는 쌩 자리를 뜨셨다. 지난번에 

걱정하는 기색을 내비치지 않았던 우리에게 내심 섭섭하셨던 모양이다..


가족모두 다 감기나 소화불량 같이 쉽게 예측이 가능한 불편함을 동시에 겪었다면 혹, 

대화나 그 분위기가 조금은 달라졌었을까? 같은시간대에 겪게되는 '아픔'이라는 같은 공통 

주제 만으로도 그순간 서로의 공감대(the effect)를 이루기에 충분한 '원인(the cause)'

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조부모님, 부모님 그리고 자식인 나의 세대까지 우리 친외가는 무뚝뚝

하기로 소문난 경상도 토박이들이다. 희노애락에 대한 감정표현이 그리 풍부하지 않은 

집안 환경에서 나서 자라온 부모님들의 영향을 받아 나와 동생도 또한 무뚝뚝한 편이다.

'우리 영희, 많이 아팠었나 보구나...' 이 한마디면 충분한 것을.

늦은 저녁 우리가족 구성원들이 각자 돌아가면서 자신의 환부를 보이며 아픔(정확히는 

'관심 attention')을 호소하는 것을 지켜 보면서 오늘 나는 한가지 새로운 결심한다. 


먹고 사는데 치여 생존에 목숨걸어 오다가 어느새 부턴가 우린 둥지(hearth and home)

잃고 헤메는 철새가 된것은 아닌가? 가족이라는 본래 순수 의미를 깊이 되새기게 하는 

밤이다.


"우선, 나 부터 달라지자!"


내가 솔선 수범하여 가족들의 기쁨과 아픔을 헤아려 주고 '공감'하여 준다면 나의 이 작은 

베이비 스텦의 마음씀은 언젠가엔 하나의 "원인(the cause)"이 되어, 결국 내아래 후손들

에게는 조금 더 따슷하고 듬직한 가족 환경을 물려줄 수 있지 않을까?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격언이 있다, 말 한마디로 그간 쌓아온 자신의 존재감을 도로 

아미타불 시킬 수도 있고, 또한 그간 쌓아온 자신의 노력과 정성의 그 진가를 활짝 펼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될 수도 있음이다.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낯선 누군가의 어머니 아버지 아들 딸들에게 보내는 나의 작은 미소가 

그들과 나의 하루를 즐겁게 하여 주듯, 나부터 시작하는 조금 더 '배려하는' 말 한마디와 서로 

공감하고 교감하는 따스한 마음씀이 하나씩 모아져서 그리 멀지 않은 내일에는 남녀노소 모두 

서로 신뢰하며 각자가 품은 자신들의 꿈(소명)을 실현하기에 딱 좋은, 한번 살아볼만한 그런 

세상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나부터 먼저, 실천에 옮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