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도란

On My Way Home: "아버지 그리고, 초고속 승진과 성공"

namaste123 2015. 6. 2. 00:09





On My Way Home: "아버지 그리고, 초고속 승진과 성공"


글쓴이: 최 철수89 (이십대 중)



아버지의 삶은 불도저처럼 돌진하고 전진하는 삶이었습니다.


초고속 승진, 이른 나이의 억대 연봉자, 아버지 대학출신 최초 임원 내정, 기타 많은 사내 업적 

등은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 정말 눈부셔 보였지요. 이러한 업적들을 이뤄내기 위해 아버지께서는 

항상 바쁘고, 빠르게 살아 오셨던 것 같습니다.


운전을 하실 때, 식사를 하실 때, 목욕을 하실 때 등등 일상생활에서도 아버지의 이러한 바쁘게

길들여진 오랜 습이 여실히 드러났었지요. 어제 경찰서에서 아버지 사고 당시의 블랙박스 촬영 

영상을 봤는데, 이번 사고 역시 아버지께서 급하게 도로를 가로질러 가시다 일어난 일 이었습니다.


아버지의 뛰어난 직업적인 성공과 그간에 많은 성취를 가져다 준 것이 바로 이러한 돌진하고 

밀어부치는 습 이었는데 결국, 그 습에 의해 아버지께서 떠나시게 된 것 이었습니다…


아버지께선 지난 27년간 제대로 된 휴가 한 번 즐기지 못 할 정도로 성실하고 책임감 있게 

자신이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해 오셨습니다. 명절 때 조차도 하루만 고향에 묵으신 뒤 집으로 

돌아와 다시 회사로 출근하셨던 그런 분 이셨습니다.


안전 점검을 해야 한다시면서 휴가 때도 자진해서 회사로 향하셨던 분 이셨지요. 그러다 이번에는,

27년 만에 처음(아마도 난생처음) 으로 휴가다운 휴가를 보내실 계획을 바로 코앞에 두고 계셨습니다.

당신의 고향 고등학교 친구들과 함께 베트남으로 여행떠날 준비를 하고 계셨었지요.


아버지께서는 정말 신이 나셨던가 봅니다. 언젠가 부터 베트남 이야기를 정말 많이도 하셨으니까요. 

하지만, 결국 베트남으로 떠나기 전 날에 사고를 당하셨고, 그렇게 27년 만에 얻게된 달콤한 휴가를 

딱 하루 앞에 남겨두시고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항상 성공을 추구하며 억척같이 살아온 결과가 이러한 것 이라면, 저는 이제 이러한 성공을 

추구하고 싶진 않습니다. 초고속 승진과 성공이 곧, 초고속의 죽음으로 향하는 이라면 

저는 더 이상 이러한 일들에 목이 메여 저의 나머지 삶을 보내고 싶지는 않습니다.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저는 정말 제 삶을 의미 있고, 맛있게, 그리고 제가 deserve하는 인생에 

결실들을 하나씩 느끼고, 깨달으며, 또 주위와 함께 이를 나누어 가면서 살아가고 싶습니다. 

그러한 삶에 바로 저에게는 'meaning-full'한 삶 이니까요.


그리하여 언젠가 제가 이 생을 마감할 때 즈음에는 그간 저의 생을 정리하고 침착하게 review

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하게 가지며 여유롭게 잠들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그렇게, 아주 자연스럽게

저의 아이들(the next generation) 과 삶에 '바통 터치'를 하면서 저의 길을 유유히 떠날 수 

있다면, 저의 이번 생에 삶은 매우 성공적인 삶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매사에 책임감이 강하셨고 하고자 하는 일은 결국 해내고야 마는 분이셨으며, 전체를 아우르는 

리더쉽도 갖고 계셨고 무엇보다, 사랑이 많으셨던 저의 아버지 이셨습니다. 항상 저희 형제를 

부족함 없이 전적으로 support 해 주셨고 무엇보다도 감사한 것은, 저희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자유를 허용 하셨기에 저와 동생은 이렇게 외국에 나와 서로의 journey를 마음편히 갈수가 

있었지요.


이제는 정말, 제가 어른이 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가장 사랑하는 저의 아버지께서 떠나시며 

마지막으로 저와 나머지 가족에게 선물해 주신 많은 소중한 것들을 마음 깊이 새기어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영혼이 뒤흔들릴 정도로 요란하게, 이를 알리는 기회가 찾아와도 누군가는 이를 조금도 눈치채지 

못한채, 죽고나며는 결국 사라지게 될 소소한 시시비비에 목숨걸고 애를 태우며 아슬아슬 그들에 

불안한 삶을 지탱해 나갑니다.  


하지만 저는, 그동안 공부해 왔던 것들을 묶어 정리할 수 있는 소중한 my spiritual initiation 

기회로 삼아 지금 저의 현실을 배워 보고자 합니다. 무엇보다도 이번 기회를 통해 저는 제 안에 

게 모르게 잠재하며 은연중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이 ‘빨리빨리 program'을, 단단히 마음먹고 

한 걸음씩 치유(delete)해 나가 보자고 다짐합니다.


동시에, 제안에 아직 존재하며 저의 삶에 영향을 주고 있는 다양한 old belief systems 들을 

인지 하고서, 이것이 들어나는 대로 바라보기 하면서, 이를 치유(delete)하고 up-grade 

하는데 마음을 집중하려 합니다. 


앞으로도, 어떤 일이 어떤 모습의 운명이라는 이름하에 제 앞에 들어나든 이것에 상관없이, 

저의 spiritual journey는 계속해서 on going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