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도란

"본 어게인(Born Again), 아이고 그 7초!"

namaste123 2014. 4. 29. 08:08



"본 어인(Born Again), 아이고 그 7초!"


글쓴이: 김 영희92 (이십대 초)




매일아침 나는, 거울을 보면서 미소짓기를 연습한다.


이것은 혹시나 모르게 들어날 내 부정적인 감정을 세상에 전염시키지 않기 위해서다. 나는 가끔 5년후, 

10년후의 나의 모습을 상상해 보곤 하는데 나의 외적인 롤모델은 사실 박근혜 대통령에 가깝다. 그분에겐 

돈으로도 수술로도 사고 만들수 없는 그 어떤 '기품'이 있으시다. 속없이 터지는 환한(?) 미소가 아니라, 

늘상 그녀 입가에 머금어진 관세음 보살처럼 인자한 미소는 보는 사람들을 참 편안하게 해준다.


또한가지, 더 이상 실망하고 후회하는 실수를 줄이고 본 어게인(Born Again) 하기 위해 나는 "7초의 법칙"

을 다시 세웠다. 다이어트할 때 지켰던 법칙인데 음식을 먹기 전 7초간 내가 정말로 배가 고픈지, 혹시 습관

적으로 먹어대는 것은 아닌지, 먹고나서 후회할 일을 또다시 지르는 것은 아닌지… 신중히 생각해보는 

건강한 습관을 길들이기 위해서다.


오늘 오후에는 시내에 나가 물건을 사고 결제를 하려는데 사용할 수 없는 카드라고 나온 것이다. 이를 어쩌나, 

순간 나는 너무 당황스러웠다. 통장 잔고에 남은 돈도 충분한데 왜 정지가 되어 버렸지 도데체가 알수 없었다. 

고객센터에 전화를 하고 부지런히 은행 홈페이지에도 조회를 해보다가, 마지막엔 카드사 홈페이지에 내 오만

가지 불평불만과 짜증을 잔뜩실어 고객 의견란에 클레임을 써 보냈다. 이렇게 클레임을 걸기까지는 1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클레임을 보내고 한시간도 되지않아 전화가 왔다. 알고보니 어느직원의 실수로 자동 이체되어야 할 대표통장이 

잘못 연결되어 있었던 것이었다나 보다. 클레임 건수가 생명인 은행에 직원답게 너무 죄송하다며 담당자가 직접 

전화해온 것이었다. 콜센터 상담원이 아니라서 그런지 (내가 좋아 하는) '책임감'있는 목소리로 너무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하는데 아, 이게 왠일?


내가 더 죄송스러운 마음이 드는 것이다. 세상사람들 모두가 다 똑같이 만만하지 않는 각자 자신들에 인생살이를 

그것도 정말 쉽지않게 하고 있음을 나도 이제 어른이되, 일자리를 갖고 그들과 맞부딪치고 살면서 더욱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에 내가 좀 더 알아 보았더라면 어쩌면 이일은 그냥 내선 안에서 끝날수 있는 가벼운 일 

이었을 지도 모르니 말이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정말 이렇게 중요한 상황에서 왜 나는 바로 오늘 아침에 내가 결정하고 

내가 결심한 7초의 법칙에 그 '7'도! 생각이 안나느냔 말이다… 메모장에 후회막심! 후회막심!!!!...이라며 글을 

휘갈겨 써내려 가다가 순간, 핸드폰 액정에 비춰진 내 얼굴을 보았다. 에라이- _-  박근혜미소는 커녕 지나가는 

강아지까지도 불안에 떨게 할 악당에 표정이다. 


그.러.나. 이런 어설픈 시행착오도 성숙한 인격을 닦아가는 과정중에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들중에 하나라고 

나는 배웠다. 만약에 번개불에 콩구어 먹드시 변화가 그렇게나 쉽다면, 세상사람 모두가 지금당장 껍찔만 

반짝이는 짝퉁 쎄인트가 되고 짝퉁부처가 되어 버리지 않을까? 다시 아자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