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도란

"마음자리, 나의 둥지"

namaste123 2013. 10. 8. 12:30



"마음자리, 나의 둥지"



글쓴이: 신 영희86 (이십대 말)




면접을 봤다.

지금까지 쌓은 경력에 맞는 일을 하면 

더 많은 보수를 받을 수도 있겠으나,


더넓은 세상에 나가 세상과 소통하게될 
가슴뛰는 일을 

마음에 품고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거다.


작은 일이라도 이제 시작하는 내게 맡겨준 일이라면 

일단 열심히 해 보리라.


시작은 비록 미미할 지라도 시간이 지나 그분야에 

나름 전문가가 되어있을 나를 미리 상상하면서 말이다.



할아버지께서 서울병원으로 올라와 검사를 다시 받으셨다.
할아버지께서는 여든이 넘어서까지 일을 하실만큼 정정하셨다.

시골의 조그마한 법무사를 운영하시며 사남매를 키워내셨다.

수 년전 일을 마무리 하면서 할아버지는 

하루 하루를 무료하게 보내기 시작하셨다.
아마도 이것이 병의 시작이 되었으리라.


사람은 젊고 늙고와 관계없이, 

자신의 에너지를 돌려낼 무언가가 꼭 필요한가 보다.
그 것을 하나 잃음으로써 결국엔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음을 나는 본다.


할아버지께서는 재검사를 통해 

치료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를 받으셨다.
가족들은 희망이 있다는 것에 기뻐했고 

다행히 할아버지께서도 당신삶에 대한 의지를 비추셨다.


가족들 모두모여 할아버지의 건강을 걱정하며 

함께 의논을 하는 자리에서 나는 참으로 오랜만에 

가족의 따듯한 정을 느껴보았다.


삶은 사실 희극이라 했던가.
각자의 자기 자리에서 그렇게 서로를 위하려는 

따스한 마음씀을 지켜본다는 것은 참으로 즐겁고도 

포근한 일이다. 



한낮을 밝히던 해도 때가되면 무심하게 진다.

우주는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는가 보다..


무심하게 그러나 고요히 흐르는 저 장대한 에너지의 

출렁이는 물결속에 내안에 쌓여진 모든 집착과 

욕망들을 이제는 놓아주고 싶다.


머리를 가볍게 하자.

마음은 고요하게 갖자.


앞에 놓여진 나의 현실을 텅빈 마음으로 받아들이자. 

이것을 통해 나를 배우고 삶을 배우면서

나의 마음자리안에 나의 둥지를 틀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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