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도란

"나(That I Am)를 찾아 떠나는 여행" (2)

namaste123 2011. 8. 11. 10:10





"나(That I Am)를 찾아 떠나는 여행" (2)


글쓴이: 영희87 (이십대 중반)




"항상 내가 맡게 되는 역할이 비슷한데, 주도하는 역할보다는 주로 listening하는 역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좋은 방향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역할...embracing하는
역할...차분함과 느림의 미학 등.. 나의 성향에 대해 많은 배움을 얻었습니다."
 

안녕하세요? Ala 000 입니다.

3월 9일에 한국에 도착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도착한 지 벌써 5개월이 흘렀네요.
이렇게 늦도록 연락 못드려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5개월 간 거의 하루도 잊어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얻은 깨달음이 조금이라도 잊혀질까봐 매일 되뇌어서도 그렇고, 또한
연락드릴 타이밍을 계속 놓쳐서 의무감같은 것을 느끼고 있어서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드디어 그 오랜 생각덩이들을 이렇게 글로 풀어 헤치면서 속시원하게 연락을 드립니다.
 
그간 잘 지내셨나요? 모두 정말 보고 싶고, 그곳에 함께 있고 싶어요..!
 
3월에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캐나다의 삶을 마감하는 것이 굉장히 아팠습니다. 아쉬움도 컸고
집착과 미련을 버리는 것도 너무 힘들었고 당장 내일 죽는다고 했을 때 마무리 지어야 할 일이
너무나 많다는 것에 대해 버거운 마음으로 눈물흘려야 했습니다. 이제부터라도 매일 후회없는
삶을 살기로 다짐하며 돌아왔는데, 지키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그래서 '너무 재밌습니다'.

예전에는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른 채 삶에 휩쓸려 살아왔지만, 이제는 매일 반성할 것도 많고
어떻게 내 삶을 헤엄쳐 갈 것인 가 고뇌하고 공부하는 삶을 살고 있어서 하루하루가 재밌습니다.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캐나다에서 경험하고 배운 것들을 하나하나 나열한다면 정말 많을 거에요. 홈스테이며
외국인들과 소통하면서 배운 것들, 000 캠프와 000에서 배운 것들, Souls in Flow 에서
배운 것들, 연극준비하고 하면서 얻은 것들, 000수업, 미술수업...다시 떠올려봐도 모두 너무나
좋은 기억들뿐이에요. 하지만 이렇게 나열한 모든 8개월의 경험들이 제게 준 깨달음을 요약한다면,
'자존감'에 대해 배운 것입니다.

제가 그것 때문에 캐나다에 간 건가봐요. 내가 누군지 공부하려고..! 너무 짜릿한 느낌입니다.
공부를 너무나 싫어하지만 어쩔 수 없이 해온 제게 이렇게 '재밌는 공부'는 제 생애 처음이었습니다.
내가 존재하고 있음을, 그 '내'가 어떠한 존재인지를 공부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처음 깨달았고,
그 공부 자체가 바로 삶인 것도 그제서야 알았습니다.
 
사실 그 깨달음의 과정에서 잠시간 혼란도 있었습니다. 제 자신의 한계를 넘는다는 면에서 정말
큰 도움이 됐지만, 제 속에서는 내내 진짜 나의 true color에 대한 물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 물음을 던질 수 있는 문 앞까지 올 수 있는 힘을 길러 주신 것이었는데, 저는 계속 문까지
열어달라고 떼를 썼나봐요. 그건 제가 해야하는 건데...

예를 들어서, '남 앞에서 의견을 표출 잘하고 발표도 큰 소리로 하고 하는 것이 자신을 충분히
project하는 인간으로서의 올바른 모습이므로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야한다는 생각' 과,
'사회적인 면이나 projection 정도는 성향에 따라 조금 다르므로 내 성향대로 해야한다는 생각'
의 경계에서 많이 고뇌했습니다.

다시말하자며는, 내 성향을 '어느 정도' 지키면서 '어느 정도'는 인간으로서의 자기 표출감,
자존감을 갖춘다는 것을 정말 잘 모르겠더라구요. 지금도 사실 그 경계가 어디인지헷갈리지만...
그 경계를 내 스스로 정해야한다는 힌트를 주셨어요. 아직 공부중입니다. 그 공부 중에 늘
Tower안에서 내 안의 하늘Heaven과 땅Earth Mother을 이어 소통하고 있는지 확인한답니다.
 
캐나다에서의 모든 나날들은 다 이어져 있는 하나의 course였어요.
나를 찾기 위한 길의 물꼬를 틀어준 course!
 


그 간 보낸 5개월의 여정을 pondering해 보자면 compassion, interaction이 떠오릅니다.
오...길이 너무 길고 복잡해 읽기 힘드실 것 같습니다... 양해부탁드립니다.
 
3월에 예정보다 며칠 일찍 한국에 들어온 것은 인턴쉽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00청사에서
외국의 공무원들을 초청하여 우리나라에 대해 소개도 하고, 우리나라 행정발전과정이나 경제시스템에
대해 교수를 초빙해 강연도 하는 프로그램을 보조하는 인턴을 했습니다. 단기간에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한 과정이 2주 정도였는데 그때마다 외국분들 20명씩 오시는 데다가, 강연하시는
교수님들도 매 과정마다 바뀌니 제 자신을 소개하고 project할 기회가 무척이나 많았습니다.

인턴이었지만 강연장에 유일하게 있는 한국인 facilitatior로서 외국분들의 불편사항이나 요구사항을
잘 듣고 잘 대처하고, 교수님이편하게 강의하실 수 있도록 심적으로나 외적으로나 support하는 역할,
외국분들이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을 남기고 갈 수 있도록 항상 좋은 분위기를 조성하고 촉진시키는
역할등 많은 일을 했습니다. 인턴이지만 제가 뭘 하느냐는 정말 하기 나름인 것 같습니다. 외국어라
외우기 힘든 이름들이지만 외워서 2주간 불러드리며 많이 친해지기도 하고 사고싶어 하시는 한국제품을
물어오면 찾아봐주기도 하고! 제가 interaction하며 누군가를 도와주는 '보조자' 역할이 적성에
아주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정말 다국적의 사람들을 만난 것이 너무 좋았습니다. 처음 들어보는 아프리카 대륙의 시에라리온의
멋진 신사분, 나이지리아, 카메룬, 세네갈, 에티오피아, 적도기니, 아시아의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부탄, 베트남, 키르기즈스탄, 카자흐스탄, 등등... 다들 겉으로 보면 외국 공무원이지만
알고보면 누군가의 어머니, 아버지이고 누군가의 형제,자매, 아들, 딸인 '사람'이었습니다. 저도 그런
한 사람으로서 그들에게 다가가니 그들도 포근하게 저를 받아주었습니다.
 
정말 그 어떤 문제나 제 자신에 대한 challenge 없이 진행된 현장은 완벽했습니다. 하지만 challenge가
발생한 곳은  이러한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공무원분들이 모여계신 0000사무실이었습니다..^^; 제가
인턴으로 상반기 들어올 때 같이 1년 계약직으로 들어오신 아주머니가 한 분 계셨는데..상처가 많은
분이신지 사회성이 많이 떨어져 직원분들께 많이 혼이 나셨습니다. 제가 많이 도와드렸지만 힘에 부치기도
했어요.. 다들 너무 좋으신 분들인데 다같이 하나가 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왜 내가 이런 상황을 지켜보는
입장이 되었을까를 많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계약직 분이 어딘가 익숙한 것이 지켜드려야 겠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구요. 그런생각들 와중에 그 사무실에 모여있던 12명 모두를 다시 보니 어떻게 보면 저와 부분
부분 닮아 있었습니다.

왠지 모르게 섬뜩했습니다...마치 이유가 있어서 모인 사람들처럼 조금씩 내 모습을 갖고 있는 것이...
이건 oneness가 아닌데... 내가 뭔가 배울 게 있어 이런 상황이 왔구나 했습니다. 그래서 3개월간의
동고동락 끝에 compassion을 갖고 상대방을 대하는 것이 어떤 것인가에 대해 많이 배웠고 인턴쉽을 끝내고
나오면서 편지로 제 생각들을 공유하고 나왔습니다. 제가 있음으로 해서 모두들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경험으로 배우고 얻은 것들, 얻을 것들이 무엇인지 아직 더 공부해야겠어요.
 
우와...예상보다 길이 너무 길어져 다음얘기는 짧게 마무리 해야겠네요...할말이 너무 많은데ㅠ_ㅠ...
왜 이렇게 다 말하고 싶은지 이상할 따름입니다. 제가 무슨 의도를 갖고 있는걸까요?? 제가 한국에서
잘 하고 있다는 걸 인정받고 칭찬받고 싶기라도 한 것처럼...이유가 뭔지는 더 공부해 보겠습니다; 그냥
들려드리고 싶은 마음에서  계속 써볼게요...나름대로 쓰면서 제 안에서도 정리가 되고 있기에 저한테는
정말 좋지만요, 하하 :D
 
위의 재밌는 인턴쉽을 뒤로 하고 남들이 다 한다는 그 대기업이 도대체 어떤 곳이고, 내가 버틸 수 있는
곳인가 너무 궁금해져서, 용기가 생겨져서, 한번 도전해보았습니다. 00 0000직무적성검사, 면접을 운좋게
통과하여 7월 4일부터 8월 5일까지 한달 간 인턴으로서 또 엄청난 경험을 했답니다.....00청사에서 일했던
인턴쉽과는 차원이 다르게 힘들고 벅찬 경험이었지만 그만큼 또 많은 걸 배웠습니다.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
다 말하기에는 너무나 많아서...

제가 발견한 새로운 특이점만 말씀드리자면, 제가 굳이 제게 힘든 상황을 attract 한다는 것... 또
그 상황을 극복하는 것을 즐기고 있다는 것..?! 그리고..내가 포함되는 그룹에서 항상 내가 맡게 되는
역할이 비슷한데, 주도하는 역할보다는 주로 listening하는 역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좋은 방향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역할...embracing하는 역할...차분함과 느림의 미학 등..
나의 성향에 대해 많은 배움을 얻었습니다. 역시 남과 interaction할 때 비로소 내 자신을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인턴쉽이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이 부분에 대해 계속 공부중에 있습니다!!!
 
너무 재밌죠?? 캐나다 가기 전과는 정말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매일매일 풀어가야
하는 나에 대한 숙제가 있고 또, 이를 푸는 즐거움이 있는 삶!!! 이제 본격적으로 제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다는 걸 결론으로 말씀드릴게요! 제 이미지가 밝고 악의 없고 착한,,등등으로 여겨지고
있는데, 이것이 제가 만든 가면인지, 제 true color는 정말 어떤 것인지 계속 탐구해보겠습니다!!!
 
이제 마지막 4학년 2학기 복학이 3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올해 졸업하기에 취업이며 앞으로의 삶이며
인생 최~대의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캐나다에서의 생활이후 두 번의 인턴쉽으로 뭔가 

깔끔한 결론에 도달할 거라고 예상했으나 오히려 더 복잡해지고 고민이 많아졌습니다. 정말로 제가 원하는 

것이무엇인지 더 잡히지가 않네요... 저를 잘 알아야 제가 원하는 게 뭔지도 보일 텐데, 경험이 많아질 수록
저에 대해 몰랐던 것들이 더 많이 나오니 저를 알기가 더 힘들어지는 형세입니다.
 
마침 내일 이사를 가게 되는데 모든 짐들을 정리하고 머릿속도 정리해서 다시 새로운 삶 살아가겠습니다.
메일의 내용을 요약하자면.....전과 다르게 나에 대해 공부하는 나날들을 보내고 있단 게 결론인 셈이네요ㅎㅎ
제 인생 최대로 길게 쓴 편지이자 메일입니다. 다음번엔 좀 짧게 쓸게요ㅎㅎ 읽으시느라 고생하셨어요...!
 



언제나 평온하시길..
 

2011년 8월 10일 Ala 000 올림

추신: Ala가 날개라는 뜻이더군요^^ 감사합니다.












-
an excerpt from a seeker's diary


'도란도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를놓고, 나를 찾다."   (0) 2012.12.09
"어른이 되자."  (0) 2012.12.04
"나(That I Am)를 찾아 떠나는 여행" (1)  (0) 2011.06.10
"꼭 해야 하는 건 없다."   (0) 2011.06.04
"내가 대학을 그만둔 이유"  (0) 2011.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