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경(清靜經)
1. 노군왈: 대도는 형(形)이 없으나 천지를 생육하고, 대도는 정(情)이 없으나 일월을 운행하고, 대도는 이름이 없으나 만물을 길러낸다. 나는 그 이름을 알지 못하나 억지로 이를 이름하여, '도(道)'라고 한다.
2. 대저 '도(道)'는 맑음이 있고 탁함이 있으며 동함이 있고 정함이 있다. 하늘은 맑고 땅은 탁하며 하늘은 동하고 땅은 고요하다. 남자는 맑고 여자는 탁하고 남자는 동하며 여자는 정하다. 근본에서 내려와서 끝으로 흐르며, 마침내 만물을 생한다. 청은 탁함의 근원이며 동은 정의 기틀이다. 사람이 능히 항상 청정(淸靜)하면 천지가 모두 다 돌아오게 된다.
3. 대저 사람의 정신(精神)은 맑은것을 좋아하지만, 마음이 어지럽게하고, 사람의 마음은 고요함을 좋아하지만, 욕망이 이끌게 된다. 항상 능히 그 욕망을 떨쳐보내면 마음은 저절로 고요해지고, 그 마음을 맑게하면 신(神)은 저절로 맑아진다. 자연히 육욕이 생겨나지 않으면, 삼독(三毒)이 소멸한다.
4. 그렇게 못한 것은, 마음을 맑게 하지 못하고, 욕망을 떨져버리지 못한 까닭인 것이다. 능히 마음을 떨쳐 보낸 자는 그 마음을 안으로 관하면, 마음에는 그 욕망의 마음이 없고, 그 형(形)을 밖으로 살피면, 형(形)은 그 모습이 없으며 그 물(物)을 멀리 관(關)하면, 물(物)은 그 물(物)이 없는 것이다. 세가지를 이미 깨달으면, 오직 '공(空)'을 보게 된다.
5. 공(空)을 살피는 것 또한 공하니, 공은 공한 바가 없는 것이다. 공한 바가 이미 무(無)이면, 무가 없다는 것 또한 없는 것이니 무(無)까지 없는 것까지 이미 없으면 깊고 항상 고요하다. 고요하되 고요한 바도 없으면, 욕망이 어찌 생겨나리오? 욕망이 이미 생겨나지 않으면 곧 이것이 진정한 고요함이다. 진(眞)으로 항상 만물을 응하면 진은 늘 성품을 얻게 되고 항상 응하면 항상 고요하니 항상 청정(淸靜)한 것이다.
6. 이와같이 청정하면 진정한 '도(道)'에 점차 들어가게 된다. 이미 진정한 도에 들어가면 도를 얻었다고 하고 비록 도를 얻었다고 하나 실지로 얻는 바는 없는 것이다. 중생을 교화하는 것을 이름하여 득도라 하니 능히 이것을 깨달은 자는 가히 성인의 도를 전할 수가 있다.
7. 노군왈 : 상사는 다투지 않고 하사는 다투기를 좋아하니 덕(德)이 성(盛)한자는 부덕(不德)이라하고, 낮은 덕을 가진자(下德)는 인덕(仁德)을 고수(固守)한다. 집착하는 자는 '도덕(道德)'을 밝히지 못한다.
8. 중생이 진도를 얻지 못하는 까닭은 망심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망심이 있게 되면 곧 그 원신이 놀라게 되고, 이미 그 원신이 놀라게 되면 만물에 집착하게 되고, 이미 만물에 집착하면 곧 탐하여 구함이 생겨나고, 이미 탐하여 구함이 생겨나면 곧 이것이 번뇌이니, 번뇌망상은 몸과 마음을 힘들게 하고 괴롭게 하니 오직 추악하고 욕됨을 당하고 생사를 유랑하며 늘 고해에 빠져 있으니 영원히 진도(眞道)를 잃어버린다.
9. 참으로 항상하는 '도(道)'는 깨닫는 자가 스스로 얻는 것이니, '도(道)'를 깨달은 자는 항상 청정(淸靜)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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