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Self-Improvement

안철수: 한국 교육의 특징 3가지

namaste123 2011. 6. 21. 17:00

안철수 - 박경철 - 김제동, 방송에서 못다한 이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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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 카이스트에서 학생들 가르치다 보면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을 고민하게 되는데, 저는 한국 교육의 

특징이 3가지 인 것 같아요. 속도위주, 문제풀이 위주, 결과위주.

‘속도 위주' 는 누가 먼저 1년이라도 빨리 조기 졸업해서 좋은 곳, 좋은 학교로 가느냐 이런 것들인데요.
사회적으로 과연 조기 졸업한 사람이나 영재교육 받은 사람 중에 우리 사회 전체에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들이
있는가. 저는 한 명도 보지 못했거든요. 그리고 사실 사회에 나와서 어떤 일을 할 때는 크게 3가지가 필요하지
않습니까?

- 자기 나름대로 재능을 가진 분야를 발견하는 것,
- 거기에 자기만의 노력을 보태는 것,
- 그리고, 다른 많은 사람들이 자기와 함께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능력 이 필요하다고 보는데요.


조기 졸업하는 학생들을 보면 그 동안 가졌던 친구관계 다 끊어져나가고, 그리고 또 어린 나이에 새로운 환경에 가면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도 못하고요. 그럼 결국은 혼자 공부하고 혼자 계속 성적을 쌓는데, 그런 학생들은 자신이
아무리 재능 있는 분야에서 노력해도 다른 사람과 어떻게 함께 일하는지 그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대부분 그냥 혼자
만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러니까 왜 한국에서는 많은 부모님들이 조기 졸업한 학생이나 자녀를
자랑스러워 하는지, 제 입장에서는 잘 이해가 안 돼요.
 

김 : 또래집단과 오히려 멀어진다고 볼 수 있겠네요?
 

안 : 네 그렇죠. 그게 어쩌면 사회생활 하는 데 더 중요할 수도 있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아무 생각을 갖고 있지
않은 부모님도 많은 것 같아요.

그 다음에 ‘문제풀이 위주’를 보면 남들이 해놓은 정형화한 방법을 얼마나 능숙하게 쓸 수 있느냐만 많이 연습하고,
또 그런 능력 만을 그리게 되는 건데요. 그것은 창의력의 반대말이거든요. 남들이 안한 부분, 궁금해 하지도 않는
부분을 새로운 시각으로 질문도 던지고, 또 이미 어떤 방법이 나와있어도 자기만의 방법으로 풀려고 노력하고 그러한
점진적과정 속에서 창의력이 생기거든요. 그러니까 창의력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인재를 길러내는 게 한국 교육의
모습인 것 같고요.

셋째로는 ‘결과 위주’인데요. 과정에 있는 정당성이나 중요함을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결과만 나오면 된다고 믿는데,
아마도 그런 인재가 많아지다 보면 나중에 자기 자신은 잘먹고 잘살지 몰라도, 사회는 오히려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거든요. 어떤 분께서 만명의 일자리, 만명의 먹거리를 만들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 고 말씀하셨는데요. 그렇지만
반대로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이 2만 명의 먹거리를 자기 혼자 독식하면, 그 사람은 사회에 아무런 쓸모가 없고 오히려
해가 되는 인재인 것 같아요.

너무나도 그렇게 속도 위주, 문제풀이 위주 그리고 결과 위주의 인재만 이렇게 길러내고 있는 교육 시스템 하에서
과연 우리나라의 앞날이 있겠는가? 그리고 이러한 인재들 때문에 처음 시작부터 기회를 못 가진 사람들이 오히려
더 많은 기회를 박탈당하는 이런 구조는 정말 심각성을 가지고 고쳐야 한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