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Self-Improvement

발도르프 교육이야기

namaste123 2008. 12. 4. 06:02


Rudolf STEINER

Rudolf Steiner (1861-1925)






발도르프 교육 이야기





김광선



도르프 교육은 우리나라가 3.1운동으로 일제에 항거했던 1919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슈투트가르트에 있었던 아스토리아 발도르프 담배공장의 사장 에밀 몰트는 자신의 공장 직원들의 자녀들을 보다 전인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새로운 학교를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당대의 사상가 루돌프 슈타이너에게 새 학교를 위한 교사 교육을 부탁하였고 슈타이너는 최초의 발도르프 학교의 교사가 될 사람들을 직접 선발하여 2주 동안의 강연과 토론을 시작으로 교사 연수를 하였다.  한 담배 회사 사장의 전인교육에 대한 강한 의지와 슈타이너의 도움으로 시작된 발도르프 교육 운동은 지난 90년 동안 전 세계로 퍼져나가 지금까지 약 1000여개의 발도르프 학교를 탄생시켰다. 우리나라엔 발도르프 교육이 90년대 후반이 되어서야 소개되기 시작하여 대안교육 현장과 유치원 교육 현장 뿐 만아니라 제도권 내에서도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경외,  사랑,  자유


발도르프 교육의 핵심은 경외, 사랑, 자유라는 세 단어에 들어있다.


슈타이너는 발도르프 학교 교사들을 위한 강연에서 “어린이들을 경외심으로 맞이하고, 사랑으로 가르치며, 자유로운 인간으로 그대들을 떠나게 하십시오.”라는 말을 남겼다. 우리는 장애가 아무리 심한 아동을 만나더라도 “존엄한 인간이 내 앞에 있다”는 깊은 경외심을 품고 그 아동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장애가 심한 아이들과의 만남은 항상 순조롭지만은 않아서 아동의 갑작스런 돌출행동으로 당황스러운 경험을 종종하게 된다. 슈타이너는 그러한 상황에 처한 교사는 “비가 올지 모르고 우산 없이 외출하였다가 소나기를 만난 것과 같다”는 비유를 들기도 하였다. 좋은 교사가 되려면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순간의 통찰을 겸비해야 한다는 말이다.


아이들을 사랑으로 가르치라는 말은 가르치는 아이들을 사랑해야 함과 동시에 내가 교사로서 하는 일을 사랑하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발도르프 학교는 초등학교 1학년에서 8학년(중2)까지 같은 교사가 담임을 맡는다. 8년 동안 자신이 맡은 학생들을 자식처럼 사랑하며 동고동락해야 한다. 서로에 대해 조금 알 것 같으면 반이 바뀌는 시스템과는 대조적이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 자체에 대한 기쁨과 사랑 없이 진정한 교육은 불가능하다.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없다는 말이 있듯이 교사로서 자신이 하고 있는 교육 행위에 대한 사랑이 없다면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기쁨 또한 없을 것이다.


“자유로운 인간으로 떠나게 하라”는 말은 여러 가지 뜻을 담고 있다.


발도르프 교육을 혹자는“자유를 향한 교육”이라 부른다. 슈타이너는 교육이란 각자가 이생에서 해야 할 일을 찾도록 돕는 것이라 보았다.  그래서 발도르프 학교들은 입시위주의 교육을 하지 않고 아이들에게 다양한 체험을 제공하려고 노력한다. 12년 동안의 그러한 체험을 통해 아이들 각자는 자기 자신의 소질을 발견하고 개발하게 되며 자유로운 인간으로 자신의 갈 길을 선택하게 된다. 장애가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비록 장애로 인하여 능력이 제한적일지라도 각자에게 주어진 일, 하고 싶은 일을 찾도록 도와야 한다. 아이들이 자유로운 인간으로 교사를 떠나게 하라는 말은 매일 매일 아이들과 잘 헤어지라는 말로도 들린다. 잘 맞이하고, 잘 어울리고, 잘 헤어지는 일... 발도르프 교육의 본질은 우리네 인생살이의 본질이기도 하다.




진정한 배움은 깨달음과 관련이 있다.


어떠한 이치를 깨우치는 순간 우리는 "아하!"하면서 환희를 느낍니다. 젖은 도화지에 노랑과 파랑을 칠하며 어린아이들은 "초록색이 나타났어!"하면서 환호합니다. 그러한 순간에 교육은 살아 있습니다.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정보를 외우고 다시 내뱉어야하는 식의 교육은 죽은 것입니다. 우리는 아이들이 배움의 기쁨 속에서 행복을 느끼고, 살아있음을 느끼는 교육을 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세상에 대해 냉소적이 되어 가고 폭력적이 되어가는 이유가 그러한 살아있는 교육을 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어른들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내 자신이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하면 모든 일에 냉소적이 되고 사소한 자극에도 화를 내게 됩니다. 


그럼, 살아있는 배움의 본질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봅시다. 앞서 든 예, 초록색을 만들어낸 아이의 체험을 슈타이너의 인간학적 관점에서 설명해 보겠습니다. 먼저 아이는 삼원색 중에 하나인 노랑을 젖은 도화지에 자신의 팔과 손을 사용하여 칠했습니다. 노랑의 세상이 아이의 눈앞에 펼쳐집니다. 아이는 자신이 칠한 노랑을 가슴으로 느낍니다. 다음에 파랑을 칠해 보았습니다. 파랑은 노랑과는 다른 느낌을 아이에게 줍니다. 아이가 자신이 칠한 노랑의 세계에 파랑을 가져가자 초록의 세상이 도화지에 펼쳐집니다. 아이는 자신의 손으로 새로운 색의 세상을 창조한 것입니다.


초록색을 만들어낸 체험에서 아이에게 가장 나중에 생겨나는 것이 "내가 만든 색을 어른들은 뭐라 부를까?"입니다. 즉 머리가 맨 나중에 사용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배움의 순서입니다. 아이가 자신의 의지로 자신의 손을 사용하여 도화지에 색을 칠하고 자신의 행위의 결과를 심장 주위의 가슴에서 호감 또는 반감으로 느끼고 그러한 행위와 느낌의 결과로 사고하는 뇌에서 호기심이 생겨나는 것입니다. 슈타이너는 이것을 "아래에서 위로의 교육"이라고 불렀습니다.


발도르프 교육을 한다는 것은 우리가 아이들과 함께 하고자 하는 교육적 행위의 본질, 정신적/영적 의미를 의식하며 깨어있는 것을 말합니다. 발도르프 교육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인간의 몸을 눈에 보이는 육체와, 무언가를 느끼는 감정체(혼) 뿐 만 아니라 인간을 보다 높은 차원의 존재와 통하게 하는 정신(영)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봅니다.


어린아이가 초록색을 탄생시키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세상을 만드시니 보기 좋았다"라는 성경의 구절이 생각납니다. 발도르프 교육은 오직 인간만이 예술을 통해 기쁨을 체험할 수 있으며 그러한 부분은 인간의 신성과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중시합니다.  아이의 신성에 대한 이러한 이야기를 쓸데없는 신비주의나 사고의 비약이라고 비판할 수 도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성의 회복과 인류의 올바른 방향으로의 발전을 위해 아이들의 교육을 어떠한 자세로 임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것입니다.


능력이 매우 제한적인 장애아들과의 만남을 생각해 볼 때 그러한 살아있는 교육의 필요성과 아이의 신성에 대한 의식을 갖는 것의 중요성이 더 절실하게 다가옵니다. 아이들이 행한 작은 행위 안에서 신의 작업을 볼 수 있는 통찰력, 그것이 발도르프 교육을 추구하는 특수교사에게 가장 먼저 요구되는 능력입니다.




아이의 발달은 인류의 진화과정을 반복한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란이 되고, 그 작은 수정란이 10개월 동안의 신비스런 변형을 통해 점차 인간의 모습으로 되어가는 과정은, 억겁의 세월동안 원시적인 생물에서 진화의 진화를 거듭하여 현재의 모습을 갖게 된 인류 발달의 역사이다. 아기가 엄마의 몸 밖으로 나온 후에도 그 과정은 계속된다. 아이는 누워서 생활하다가, 네발 동물처럼 기어 다닐 수 있는 단계를 거쳐, 직립하여 걸을 수 있게 되고, 그 다음엔 말을 할 수 있게 되고,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생각하는 존재로 발전해 간다.


발도르프 학교의 교육과정은 아이들이 인류의 신체적 정신적 진화 과정을 되풀이하며 발달한다는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 슈타이너 박사는 교사들을 위한 강연에서 “발달단계에 맞는 교육을 위해서 교사는 수업을 통해 아이들을 인류 진화의 옛 시기로 데려갈 수 있어야한다”는 말을 하였다. 발도르프 학교에서는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한 아이들에게 쓰기나 읽기를 소개하기 전에 “형태그리기”라는 활동을 먼저 소개한다. 아이들은 아주 진지하고 즐겁게 형태그리기에 몰입한다. 그렇게 교사는 아이들을 쓰기와 읽기가 개발되기 전 시기로 데려간다. 아이들은 다양한 원형적 형태를 동굴 벽이나 땅에 그리던 인류 발달의 단계를 경험하며 쓰기와 읽기의 세계로 천천히 안내된다.


발도르프 학교에서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변하는 변성기에 “소리”에 대해 공부하고, 가슴이 커지고 털이 나는 시기에 인체에 대해 공부한다. 내 목소리가 변할 때 소리에 대해 다루고, 성적인 발달이 느껴지는 사춘기에 신체에 대해 다루면 자연스럽게 학습에 대한 동기유발이 되기 때문이다. 또, 감정을 걷잡을 수 없는 질풍노도의 시기에 기후학을 공부하는데, 청소년기 아이들의 내면에서 자주 소용돌이치는 격정적 감정은 태풍이나 토네이도와 같은 지구의 기후 변화나 화산폭발 현상과 맞닿아있기 때문이다. 발도르프 학교의 교육 과정은 그렇게 인류의 진화 과정과 아이의 발달 사이의 관계, 아이와 지구, 아이와 우주와의 관계를 토대로 세심하게 짜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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